대치면 소재지에서 상갑리 방면으로 5㎞ 정도를 따라 가다 보면 제1상갑교 좌측에 사람 키의 두배 쯤 높은 돌무덤과 안내판 솟대들이 줄지어 늘어져 있다. 이 곳부터 칠갑산가파마을이 범상치 않는 마을임을 느끼게 해 준다. 계속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길 가의 곳곳에 작은 장승이 서 있고 옛마을 이름이나 주요한 지점을 표시해 주고 있다. 이제 마을의 중심부로 들어서면 마을회관 가는 길이 교차되는 삼거리에서 거대한 장승 한쌍이 떠억하니 버티고 서있다. 이 거대한 장승이 가파장승이다. 길죽하한 장승과는 다르게 장승의 너비부터 세아름은 될법한 거대한 가파장승이다. 장승의 키는 머리장승부까지 약 6m는 넘어 보이고, 눈이 부리부리한 두개의 가파장승의 배부분에는 칠갑산가파마을의 유래와 장승의 역사가 각각 음각되어 있다.
마을의 곳곳을 다녀보면 주요한 건물이나 길목에는 소형장승이 표지판 역할을 하고 있고, 도로 가를 따라 솟대와 장승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가파마을에는 장승과 솟대가 마을의 아이콘역할을 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옛 전통문화가 그대로 보존되고 조화를 이루는 청양의 칠갑산 주변은 한국 최고의 장승문화 보존지역으로 일컬어진다. 또, 이 장승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칠갑산장승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특이한 장승과 솟대로 말미암아 칠갑산가파마을은 유구한 역사속의 신비스럽고 오묘한 마을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장승은 기원전 2333년 단군왕검의 시작과 함께 오방장승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방이란 동(東), 서(西), 남(南), 북(北), 중앙(中央)의 방위와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의 세상의 물질을 뜻하며, 이 오방을 다스려 단군왕검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것이 우리나라 장승역사의 시작이다.
칠갑산가파마을에는 소형장승목걸이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어린이들이 작은 나무로 자신을 수호해주는 작은 장승을 직접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솟대란 나무나 돌로 만든 기러기나 오리 등의 철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사람과 하늘의 통신 안테나 역할을 하는 마을의 신앙 대상물을 일컫는다. 전라도에서는 '소주', '소줏대', 함흥 지방에서는 '솔대', 황해도·평안도에서는 '솟댁', 강원도에서는 '솔대', 경상도 해안 지방에서는 '별신대' 등으로 부른다. 음력으로 정월 또는 10월 초, 동제를 모실 때에 마을의 안녕과 수호, 그리고 풍농을 기원하여 마을 입구에 세운다.
삼한(三韓)시대에 신을 모시던 장소인 소도(蘇塗)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소도에 세우는 솟대[立木]가 그것이며, 소도라는 발음 자체도 솟대의 음이 변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농가에서 섣달 무렵에 새해의 풍년을 바라는 뜻에서 볍씨를 주머니에 넣어 장대에 높이 달아맨다. 이 볏가릿대[禾竿]를 넓은 마당에 세워 두고 정월 보름날 마을 사람들이 농악을 벌이는데, 이렇게 하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또 민간신앙의 상징물인 장승 옆에 장대를 세우고 장대 끝에 새를 나무로 깎아서 달기도 하였다.
경축의 의미로는 옛날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위해 마을 입구에 주홍색을 칠한 장대를 세우고, 끝에 청색을 칠한 용을 만들어 붙이는데 이것도 솟대라고 한다.
솟대는 마을 입구에 홀로 세워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장승 · 선돌 · 돌탑 · 돌무더기 · 당수나무 등과 함께 세워져 마을이 하당신, 상당신 또는 주신으로 모셔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