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가파마을의 북쪽 산 중턱에 오래된 산신당이 있다. 산신당은 지금으로부터 500여년전에 세워졌으리라 짐작되는데, 그 길을 따라 상갑리를 감싸고 있는 등산로가 있다. 우거진 소나무숲깊을 거닐며 산림욕도 할 수 있는 이 등산로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향긋한 솔향을 맡으며 등산을 할 수 있다. 가는 길 곳곳에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이름모를 야생화와 풀들이 곳곳에 피어 있고, 등산하다가 힘들면 바위에 걸터앉아 땀을 식힐 수도 있다.
이 곳 산제당 등산로는 신기한 점이 하나 있는데, 보통 마을에 위치한 산의 소나무는 송충이 피해를 입는데, 산제당 부근의 소나무만은 송충이 피해 하나 없이 언제나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다.
대치면 상갑리 북쪽으로 산 중턱에 남향의 산신당이 있다. 산신당은 지금으로부터 500여년 전에 건립되었으리라 추산되는데 제당 상록문(祭堂 上祿文)에
「崇禎紀年後丙午年」숭정기년후병오년
이란 기록을 보아 오래된 산신당임에는 틀림없다. 산신당에서는 지금도 매년 음력으로 정월 십오일 자시에 산제를 지내는데 산제비용은 이곳 산제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매년 정월이 되면 생기 복덕(生氣 福德)으로 삼소인(三所任)을 봉하는데, 화주(化主) 제관(祭官) 축관(祝官)으로 나뉘어 진다. 화주는 제사(祭祀)를 담당하고 축관은 축원(祝願)을 담당하여 행사를 하는데, 제관은 7일간 목욕을 하고 3일간 기도를 올리며 동리의 무병평안과 풍년을 비는 뜻에서 마을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는 제사가 되는 것이다.
상갑리의 산신당에는 옛날 어느 해에 큰 소동이 일어난 일이 있었다 한다. 산제 때에는 매년 꼭꼬 모우(牡牛 : 수소)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는데 소를 잡는데는 백정을 사다가 부렸었다 한다. 그해 소를 잡는데 소를 잡는 백정이 소고기가 탐이 나서 소고기의 좋은 부위를 잘라서 소똥 속에 감춰 놓았었다. 제관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제사를 정성껏 올리는데 소를 잡았던 백정이 갑자기 쓰러지며 숨을 못쉬는 것이었다. 제사를 지내다 말고 어찌된 영문도 모르는 제관이 한참 당황하다가 백정 가까이 가서
“너 무슨 죄가 있는 것이 아니냐”
하고 묻자 죽을 지경에 이르른 백정은 손으로 소똥이 있는 곳을 가르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똥을 치워보니 거기서 큰 소고기덩어리가 나왔다 한다. 제관은 눈치 빠르게 산제를 올리며 죄를 지었지만 백정을 살려달라고 기도를 한 즉, 그 백정이 살아났다 한다. 또한 산제당 부근에는 가끔 소나무에 송충이 피해가 많은데 아무리 소나무가 송충이에게 피해를 입어도 산제당 부근의 소나무는 (落落長松)으로 송충이 피해 하나없이 언제나 푸르다.